종업원 수는 늘어…"급여높은 고령사원 퇴직 많은듯"
中企 증가폭 대기업보다 커…상대적 혹독 구조조정 추정

올해 상반기 금융위기 등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상장사들의 퇴직금 지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업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금융위기 한파에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명예퇴직 등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고령사원들의 퇴직을 유도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또 금융위기 직전인 1년 전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퇴직금 지급 증가 폭이 대기업을 압도한 것으로 조사돼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575개사(금융회사와 비교가 어려운 상장사 제외)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나타난 퇴직금 지급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지급액은 2조4천582억원이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작년 상반기의 2조2천456억원에 비해 9.5%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조사대상 상장사의 종업원 수는 87만3천104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0.34% 늘어났다.

증시 관계자는 "퇴직금이 늘어난 것은 임금이 매년 인상된 점 등도 이유가 되지만 계열사 간 인사이동 등을 포함해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종업원 수가 상반기에 오히려 늘어난 점을 감안해 볼 때 인건비 부담이 큰 고령사원을 줄이고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계약직이나 젊은 사원들을 확대한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가총액 상위 30대 대기업의 퇴직금 규모는 총 지급액이 1조96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의 퇴직금 증가폭이 대기업들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퇴직금 지급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는 올해 3천26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3.7%나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는 1천406억원을 지급해 작년 동기보다 20.8%가 줄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