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현재 1222원 수준(11일 종가 기준)인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110원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13일 '최근 환율하락의 원인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7월 기준 실질 실효 환율지수가 113.6으로 계산됐다"며 "이는 현재 같은 여건이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이 13.6%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실질 실효 환율지수는 교역량, 명목환율, 물가 등을 고려해 통화 가치가 국제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현 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지수 113.6은 미국 달러화(기준치 100)와 비교해 원화가 13.6%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이 계산대로 7월 평균 환율(달러당 1261.9원)에서 13.6% 하락하면 환율은 1111.2원이 된다. 지난 11일 종가 1221.8원과 비교하면 110.6원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249.80원에서 줄곧 내림세를 보여왔다.

현 실장은 경상수지 흑자, 당국의 외화유동성 공급,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공기업 채권발행 등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난 반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달러화 가치가 세계적으로 약세를 보여 환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이 빠르고 경상흑자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앞으로도 환율이 실질실효환율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환율이 급락하면 수출 경쟁력과 기업 채산성이 나빠지고 환위험이 커진다"며 "당국은 미세 조정과 환변동보험제도를 활용해 환위험을 축소하고, 기업들은 상품의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금융권에서도 환율 하락 전망을 내놨다.

LIG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4분기에 1160원 부근까지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계 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향후 3개월 동안 환율이 118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지난 8월 내놓기도 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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