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신종플루 테마주 50%이상 급등

금융당국이 신종플루 테마주를 상대로 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신종플루 테마주들은 시장에서 이미 과열수준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이 같은 대책이 전형적인 '뒷북치기'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최근 증권시장에서 신종플루 테마주들의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했다"며 "테마에 편승한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전 세계적으로 위력을 떨치는 신종플루 테마에 편승해 허위공시 등을 통해 인위적인 주가조작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실제 각종 언론에 신종플루 테마주로 분류된 35개 종목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개 종목의 주가가 최근 2개월 사이에 50% 이상 급등했다.

특히 신종플루와 직접 관련된 제약이나 진단 관련 종목보다는 손 세정제, 마스크, 열감지기, 공기청정기 제조 등 파생 업종의 주가가 오히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신종플루 테마주 가운데 실제 (신종플루와 관련해) 매출이 발생한 기업은 거의 없고, 실적과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하면 일부 종목의 주가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4월 말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5월부터 관련주들은 테마주로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이상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급등했던 종목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최근 하한가를 기록하며 조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것.
증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종플루와 관련한 주가조작 사건이 적발된 경우는 없지만 불공정거래가 은밀하게 이뤄졌다면 향후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대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뒷북치기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