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추정치…500대 기업 20조원대 재진입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년 만에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13일 에프엔가이드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등의 기준으로 뽑은 500대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0조2천104억원으로,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지난해 3분기의 16조8천747억원을 19.6%나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분기별 영업이익이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1,2분기에 기록했던 20조원대에 다시 진입해 금융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철강.기계의 여전한 강세와 IT(정보기술) 경기의 호조까지 겹쳐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20조1천59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엔 23조636억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3분기에 이어 4분기엔 19조7천996억원으로 추정돼 올해부터 시작된 분기 대비 상승추세가 3분기를 정점으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년에 연간 영업이익이 85조원으로 급등해 이익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2005년부터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60조원대를 유지했다.

이번 3분기에 괄목할 만한 업종은 역시 IT인 것으로 나타났다.

IT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조7천268억원으로, 2분기 2조3천669억원에서 배 가까이 증가할 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1분기 3조4천71억원, 2분기 3조5천382억원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3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4%나 돼 규모 면에서도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자동차(1조61억원), 증권(6천219억원) 등도 전분기 대비 이익규모가 감소하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은행업은 2분기 1조6천507억원으로 반짝 상승했다가 3분기 5천643억원으로 급감하며 여전히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 5천억원대는 금융위기 영향권에 있었던 지난해 3분기 1조8천191억원이나 4분기 8천497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계 경기 침체와 신종 인플루엔자 등의 영향으로 운송업 역시 금융위기 그늘에 있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천778억원으로, 2분기 8천238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해 평균 분기별 영업이익인 5천795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불경기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기에서 해외 경쟁기업이 몰락한 가운데 국내 글로벌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선전한 덕분에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IT경기가 살아난다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