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속에서도 '지금은 주식을 사야 할 때'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던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식을 팔고 회사채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모두가 투자를 꺼리던 지난해 가을에도 골드만삭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 수십억달러씩 투자하며 평소 지론인 '가치투자' 원칙을 지켜 왔다. 이런 버핏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인 까닭은 미국의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NYT는 전했다.

버핏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미국 경제의 위기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경기에 민감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집중 매수함에 따라 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버핏이 이처럼 신중한 투자 전략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혹독한 시련을 겪은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벅셔 해서웨이는 파생상품 투자에 손을 댔다가 지난해 회사 가치의 20%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었으며 올 1분기에도 15억300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 버핏도 개인적으로 지난해 250억달러의 투자 손실을 기록하는 등 공격적 투자의 대가는 컸다는 지적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