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들의 친환경,연비효율,성능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가솔린 엔진을 대체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은 디젤엔진을,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다. 디젤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우세 없이 서로 일장일단을 갖고 미래의 동력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5일 개막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BMW가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그것도 온전히 전기모터의 힘으로 구동 가능한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말이다. 이는 2년 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이목을 끌었던 '컨셉트 X6 하이브리드'의 양산용 버전이다.

'X6 하이브리드'(사진)라는 결과물은 '환경'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하루아침에 생산된 것이 아니다. BMW는 오래 전부터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라는 비전을 제시한 뒤 새롭게 선보이는 신차마다 신기술을 적용해 왔다.

효율과 다이내믹한 성능,어찌 보면 서로 상극인 두 가지 요소를 잡기 위한 BMW의 노력은 눈물겹다. 기본적으로 엔진 기술의 개선을 통해 성능과 연비를 높여 왔다. 초정밀 제어시스템을 통해 고압,극미립의 연료를 분사함으로써 고RPM(분당 엔진 회전수) 상황에서도 완벽한 폭발,연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약 3~15%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높은 연비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차량의 특정 메커니즘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발견하고 줄여나갔다.

물리학적으로 고효율의 연비를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다. 경량화를 위해 보통 무게가 가벼운 알루미늄을 차체의 일부에 적용하게 된다. BMW는 엔진 내 크랭크축까지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다. 무거운 크랭크축은 강한 관성력이 생기게 된다. 이를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엔진 동력을 필요로 하게 마련이었다. 이를 알루미늄 재질로 바꿨으니 연비가 그만큼 좋아지는 건 당연했다.

공기저항계수를 줄이는 유선형의 차체 디자인인 '에어로 다이나믹스'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저 보기 좋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주행 시의 공기흐름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저항을 덜 받을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일반적으로 공기저항계수인 Cd값이 10% 줄면,연비는 2% 이상 좋아진다. 이외에도 공회전 상태의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한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가변흡기,밸브트로닉,바이터보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켰다. 이번에 선보일 'X6 하이브리드'는 이렇게 기름기 하나 없이 살빼기가 완료된 차체에 하이브리드라는 날개까지 단 차량이다. 기존 X6의 상위모델인 50i에 2개의 전기 모터,배터리를 장착했다. 연비는 20% 이상 좋아졌다. 4.4ℓ 트윈터보와 2개의 전기모터에서 뿜어내는 출력은 최대 485마력,토크는 79.5㎏ · 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의 속도를 내는 데 5.6초면 충분하다. 무시무시한 성능에 연비효율까지,BMW의 비전 그대로 'Efficient Dynamics'가 실현된 자동차가 'X6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