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회복 기대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한풀 꺾인 데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다른 나라보다 늦을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유와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1.1% 급락,유로당 1.448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이날 오후 한때 1.4535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작년 12월18일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0.76엔(0.82%) 떨어진 달러당 92.31엔을 보였다. 유로,파운드,엔,스위스 프랑 등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1.2% 떨어진 77.2로 작년 9월29일 이후 최저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등 달러자산에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옮겨가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제로금리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 경상수지 적자 우려도 달러 약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UBS는 1개월 후 달러 환율 전망을 유로당 1.40달러에서 1.45달러로 높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2002년의 달러 약세 기조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