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호주에서 스파이 사건에 휘말렸다.

화웨이는 호주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기술자들 중 일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호주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호주의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상하이지사 직원들이 스파이 혐의로 중국에서 구속된 데 이은 것이어서 호주 당국이 보복성으로 이번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리오틴토 직원들을 처음에는 국가기밀을 빼낸 간첩 혐의로 체포했으나 나중에는 산업기밀을 누출시킨 혐의로 구속했다.

화웨이의 로스 간 대변인은 "화웨이 직원들이 7월 호주 정보당국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현지 정부와 고객에게 늘 하는 관례적인 브리핑일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 호주 언론은 화웨이가 호주인 직원 일부를 해고한 뒤 중국인 직원으로 교체했는데 이들이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호주에 현지인을 비롯,12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화웨이는 민영기업인데도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어서 서방에서 끊임없이 중국의 군사 부문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인도의 안보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의 진출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인도의 국방 · 안보당국은 화웨이가 군사적 배경에 대한 의혹 때문에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으며,국가 기간 통신망을 이런 잠재 위험이 있는 중국 기업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반대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