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그린동맹이 탄력을 받고 있다. 양국은 친환경차와 그린빌딩,탄소저장 기술에 이어 태양광 발전소를 협력 리스트에 추가했다. 세계 1,2위 탄소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탄소가스 배출 감축과 탄소세 부과 등에 대해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급성장하는 녹색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그린산업 제휴는 빨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되 다른 의견은 남겨둔다는 중국의 '구동존이(求同存異)' 외교전략과도 맥을 같이한다.

미국의 태양에너지 전문기업 퍼스트솔라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중국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오르도스시 인근에 2019년까지 2기가와트(GW)급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는 것으로 현재 가동 중인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30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맨해튼보다 넓은 64㎢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300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한다. 중국은 이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장기적인 가격 안정을 보장했다. 퍼스트솔라는 앞으로 중국에 태양광 패널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MOU 서명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권력서열 2위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이 이 회사의 애리조나 템피 본사를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우 위원장은 "청정에너지와 첨단기술 협력이 향후 중 · 미 간 무역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에이헌 퍼스트솔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태양광 발전소 사업은 지속가능하고도 장기적인 태양광 시장을 개척하고 저탄소 미래를 창출하겠다는 중국의 발전적 에너지 정책의 결과"라며 치켜세웠다.

중국은 내년까지 전력 수요의 10%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2020년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90메가와트(㎿)인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0년까지 1.8GW급으로 확충하는 당초 계획을 최근 상향 조정해 2011년까지 2GW,2020년까지 10~20GW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과 미국은 우 위원장 방문에 맞춰 태양광 발전을 포함해 총 142억달러 규모의 41개 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태양광에 이어 원자력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중국을 방문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 원자력기술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지난 7월엔 △친환경 자동차 △탄소저장 기술 △그린빌딩 등을 공동 개발할 청정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 센터에 우선 15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8일 워싱턴에 도착한 우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조지프 바이든 부통령,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국의 주요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