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9일 "4대강 살리기가 녹색성장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그린코리아 2009' 국제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경기가 회복되면 녹색뉴딜이 사라지고 녹색성장만 남을 것"이라며 "녹색성장에서 중요한 정책 중 하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코리아 2009' 국제컨퍼런스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유엔 및 경제 · 인문사회연구회 등 정부 출연기관이 공동 주관한 회의로 한국의 녹색성장과 이를 위한 각종 정부 정책의 추진 전략 등을 집중 논의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1960~70년대 단기간의 조림사업 결과 지금껏 4억6000만명의 관광객이 우리 산을 방문한다"며 "4대강 사업을 통해 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국제기구와 해외 각국의 녹색기술 관련 학자들도 한국이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폴라 도브리안스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더불어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주도하고있다"며 "이 같은 국제적인 협력과 함께 이를 위한 투자 원천이 민간자본임을 인식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샤 주캉 유엔 사무차장도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가가 아닌데도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 양측을 이해할 전략적인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녹색성장을 해야 하고 한국의 경험과 교훈이 전 세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과 환경 두 가지를 추구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며 "우리나라의 녹색뉴딜은 녹색성장에서 놓칠 수 있는 사회적 부분을 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4대강 사업은 사회복지 측면에서는 녹색뉴딜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녹색성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의 경우 인프라 투자가 도로 등에 집중돼 일본보다 2배나 뒤졌다"며 "4대강 사업 등을 통한 인프라 조성으로 장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4대강 사업 실행에서 부처 간 이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녹생성장위원회가 부처 간 교통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녹색성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 존 번 미국 델라웨어대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CEEP) 소장은 간담회에서 "미국 서부에서도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강 생태 복원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로 인해 생긴 생태 파괴를 복원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연 그대로의 수계(水系)보다 나은 것을 만들어낼 만한 지식이 우리에게 아직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