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대체, IMF.世銀 개혁 촉구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6일 금융규제 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주요 20개국(G20)의 역할 강화를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공영방송인 TV 5 및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과의 회견을 통해 "G20은 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제금융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년 간의 세계 경제위기는 국가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가가 모든 부문을 관리할 수는 없으나 금융시스템과 고용시장에 대한 감시는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에서는 세계 경제위기 이후 주요 산업 부문에 대한 과감한 감세 조치와 금융기관 대출이자 인하 유도 등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 4~5일 영국 런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도 경제위기 요인이 해소되고 경기회복이 완전히 확인될 때까지 경제에 대한 정부 개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고용창출 효과가 거의 없는 금융 부문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 더는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금융시스템은 투기자본을 보호하는 장치로서가 아니라 생산 부문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기능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운영방식의 개혁과 빈곤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조세피난처 국가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촉구했다.

특히 IMF 개혁과 관련해 만테가 장관은 "브라질을 포함한 주요 개도국들은 IMF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오는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3차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져 2011년까지 IMF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G8(선진 7개국+러시아)의 존재 가치가 떨어지고 G20이 부상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제는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거대 개도국 없이는 세계 경제 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향후 G20의 활동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역할과 비중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