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이 세계경제의 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현재의 확장적 재정 · 통화정책을 지속키로 의견을 모았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4~5일 영국서 열린 회의에서 "세계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합의했다. 특히 최근들어 논의가 분분한 '출구전략' 문제와 관련,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아직 시행은 시기상조이나 사전 준비를 해나간다는 데 인식을 공유한다며 공조 입장을 정리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G20 재무장관들의 경기부양책 유지 합의는 우리 정부 입장과도 다르지 않다. 이제 세계경제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서는 각국이 약속한대로 재정확대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면서 위기의 초기대응 때처럼 국제공조를 확실하게 지켜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다만 출구전략에서는 통화가치 문제 등을 비롯해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고,그만큼 정책 방향이나 실행시기에 대한 입장도 엇갈릴 수 있어 이번에 합의된 공조의지가 충분히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점에서 24~25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일단 유의해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금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금융시장 불안,고용문제,원자재가격 변동성,무역 위축을 지적했다. 각국 정부가 확장정책을 당분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우리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근본적인 위험 · 불안 요인들이다. 당장은 아니라지만 출구전략도 사전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된 만큼 우리도 이들 현안 과제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위기극복의 뒷과정을 하나하나 잘 준비해나가야만 한다.

정부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이 약속한 재정확대 정책의 이행과 이를 위한 국제공조 방안을 거듭 강구해야 한다. 특히 출구전략의 실행에서 각국이 나부터 살자는 식이 되면 세계경제는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해나갈 필요가 있다. 재무장관 회의에서 금융개혁 과제로 합의된 금융기관 임직원의 보너스 제한 방안도 가급적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