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듀폰과 3M,일본의 도레이와 니치아,독일의 머크와 같은 세계적인 소재기업이 한국에서도 나와야 합니다. "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원장(사진)은 6일 "소재산업은 기존의 기술을 완전히 무력화하고 산업을 획기적으로 혁신시키는 분야인 만큼 우리도 이제 소재산업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원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자동차 조선과 같은 국가 주력산업 경쟁력에 폭발적인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종합기술력의 시발점이 바로 소재산업"이라며 "장기간 연구와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데다 성공 가능성은 낮은 고수익 · 고위험 산업이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은 부품과 완제품 중심에서 핵심소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KEIT에 따르면 일반 철강재,석유화학 등과 범용소재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 5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 태양전지 탄소섬유 등의 핵심소재 분야 기술력은 선진국의 60% 수준으로 4~7년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

서 원장은 "핵심소재로 분류되는 자동차용 철강소재의 한 · 중 · 일 3국 간 기술격차만 보더라도 중국은 한국에 2년 뒤져 있는데 반해 한국은 일본에 6년이나 뒤지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에서 수입하는 핵심소재 수입도 동시에 늘어 작년엔 소재분야에서만 115억달러의 대일 무역적자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품에 편중될 수밖에 없었던 정부와 기업들의 부품 · 소재 발전전략도 이제는 핵심소재 쪽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국내 소재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단기적으로 사업화하기 쉬운 부품기업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2조원이 넘는 국가 연구개발(R&D)예산을 집행하는 KEIT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소재가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