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넘게 끌어오던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이 5일 열린 제24차 교섭에서 노조 측의 대폭 양보로 마무리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열린 교섭에서 그동안 사측이 제시한 6개항 가운데 대부분을 수용키로 함에 따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노조의 대폭의 양보는 최근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의 형편과 함께 쌍용차 사태 이후 파업에 쏠린 따가운 지역여론에다 임금협상으로 인해 정리해고를 피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 회사측이 협상 초반부터 제시한 6개 안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직장폐쇄 등 강경 대처로 일관해 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측은 협상 중간에 금호타이어의 생산직 평균 임금이 7천만원을 넘는다는 내용을 담은 고임금 실태와 그동안 연간 평균 11.5%에 이르는 임금 상승률 등을 공개하며 압박을 가했다.

또 2004년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해 2008년부터 영업 적자로 전환된 데 이어 2009년 2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1천42억원, 누적 당기순손실도 2천223억원에 달하고 이번 노사교섭 과정에서 태업과 파업을 통해 약 1천억원의 생산피해액이 발생하는 등의 어려운 회사 상황을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특히 파업을 주도한 쟁의대책위원 21명을 검찰에 고소하고 지난달 25일 직장폐쇄를 단행했으며 노조의 임금동결 양보안 제시에도 정리해고 명단 개별통보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등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노동조합은 당초 임금 인상 요구에서 대폭 양보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데 이어 결국 정리해고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측의 요구를 수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당초 임금 7.48% 인상에서 임금동결로 양보한 것을 비롯, 2008년 추가 성과금 요구 철회, 2009년 성과금은 내년 1.4분기 협의, 곡성공장 교통비와 평택공장 벽지수당 철회 등의 양보안을 제시하는 대신 정기승호는 적용하고 실질임금 하락분과 무노동 무임금 보전 방안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이날 교섭에서 정기승호를 얻어내고 마지노선으로 제시해 왔던 무노동 무임금 보전 요구를 철회함에 따라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이번에 대폭 양보를 통해 극적인 타결을 이뤄 대외적인 명분을 얻었지만 임금동결에 이어 무노동 무임금 적용과 실질임금 하락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떠올랐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