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와 공장점거 파업으로 파국을 향해 치닫던 금호타이어 노사가 5일 극적인 타협을 이뤄내 '제2의 쌍용차 사태'의 우려를 벗었다.

이날 협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12시간 가까이 마라톤협상으로 진행되면서 전날에 이어 또 12시를 넘기지 않느냐 하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오후 늦게부터 협상장 주변에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서 극적인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날 협상 타결은 회사로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했다는 점에서, 노조로서는 가장 큰 쟁점이었던 정리해고를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극단적인 대립으로 파국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사간 대화로 위기극복의 공감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파업의 후유증 극복에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번 협상에서 무엇보다 그동안 절대 양보불가를 내세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켰다는 점을 가장 큰 소득으로 여기고 있다.

또 원칙을 고수하는 협상으로 그동안 6개 항으로 제시했던 성과급 지급 불가, 정원 재설정 및 여력인원 재배치, 품질혁신운동 등 정기승호 보류를 제외한 대부분을 관철하는 성과를 얻었다.

노조는 가장 쟁점이었던 정리해고 철회를 얻어내면서 기득권의 많은 부분을 양보하는 결단을 통해 협상 타결에 힘을 보탬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노조는 특히 임금동결과 성과급 부분 등 대부분 쟁점에서 회사 안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파업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역량을 결집해 내는 등 나름대로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호타이어 노사 협상은 쌍용차 사태 이후 경색된 노사관계가 재현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머리를 맞댄 '끝장 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낸 모범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비록 장기 파업으로 말미암아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지만 공권력 투입 등 극단적인 충돌을 피하고 노사 간 자율 교섭을 통해 타결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타결로 장기파업으로 인한 후유증을 하루빨리 털어내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와 노사간 합의사항에 대한 차질없는 실천으로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