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약세와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제 금가격이 온스(28.35g)당 10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국내 순금 가격도 3.75g(한 돈쭝)당 18만원으로 최근 이틀 새 5000원 올랐다.

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19.20달러 오른 온스당 997.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으로 금값 사상 최고치는 2008년 3월의 온스당 1014달러였다.

최근 금값 상승세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달러 약세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잠재 인플레이션 위험도 커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금 투자 비중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경기 회복 강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대체투자 수단으로 금이 부상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값이 연내 온스당 1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옵션스프로의 알 아바로아 상품투자전략가는 "이달 말까지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를 돌파하고 연말께 12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뚜렷한 성장세로 돌아서면 금 수요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경기가 살아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민하게 확대 기조의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 전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일 17만5000원을 유지하던 순금(3.75g) 가격이 3일 17만8000원,4일에는 18만원까지 올랐다. 순금 가격은 지난 3월2일(20만5000원) 사상 처음 20만원을 돌파한 이후 국제 금시세가 내려가면서 17만원대에서 횡보해왔다. 우정선 ㈜한국귀금속거래소 대표는 "국제 금시세가 온스당 1000달러를 넘기면 국내 금값도 다시 2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뉴욕=이익원 특파원/강유현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