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회로기판의 패키징(회로 구성)에 필요한 '솔더볼 범핑(납땜)'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레이저 미세접합기술'을 개발,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기술거래 설명회를 통해 민간에 이전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짧게 끊어서 쏘는 형태의 레이저 광선인 '펄스레이저'를 활용,100~300㎛ 크기의 미세한 솔더볼을 녹여 빠른 속도로 PCB(인쇄회로기판) 등 전자회로를 서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1와트 정도의 강도를 지닌 레이저를 1000분의 20초에 한 벌꼴로 조사하면 장비 끝 입구 뒤에 줄을 지어 대기하던 솔더볼이 녹아 하나씩 떨어져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재 작업속도는 초당 1개씩의 솔더볼을 녹이는 수준이지만 공정 및 기술개발을 좀 더 진행할 경우 초당 2~3개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기판 수리공정이나 미세 금형제작의 구조물 설치 접합,기계부품의 미세접합 등에 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기계연구원 강희신 박사는 "기존 반도체 리페어링(수리) 공정에서는 기판 위에 필요한 솔더볼을 모두 올려 놓고 기판을 통째로 오븐에 구워 솔더볼을 한꺼번에 녹여 붙이는 방식으로 이뤄져 고열에 따른 인접 회로의 손상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돼 왔다"며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레이저로 국부적인 열만 가하면 되기 때문에 그런 단점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연구에 착수,3년간 3억원가량의 연구비를 들여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 이와 관련,연구팀은 솔더제팅 장비와 이를 이용한 융착방법 등 3건의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솔더볼 연속 공급장치는 조만간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강 박사는 "반도체기판 수리공정은 물론 3차원 미세조형 기술,금속인쇄 기술 등에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만큼 한층 확장된 기술"이라며 "필요한 민간 기업에 특허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