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도 포드 넘어 BMW 향해 질주
"투자자들 우리 기업 미래가치 높게 보는 것"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이미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IT기업 `넘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텔을 넘보는 등 한국 대표기업들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올라선 것으로 평가됐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칠 경우 미국의 `빅3' 가운데 유일한 생존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포드를 넘어 독일의 BMW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시가총액은 시장참여자들이 평가한 상장사들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반영한 가치로 글로벌 시장참여자들이 그만큼 국내 대기업들의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각국 증권거래소 내 총계)은 미국 달러화 기준(기준환율 1달러=1,242.10원, 이하 시점별 당시 환율 적용)으로 1천10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인텔의 시총은 1천69억 달러로 조사돼 60억 달러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쳤다.

이 정도의 격차는 환율과 주가변동에 따라 장중에도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작년 9월 인텔과 삼성전자의 시총이 각각 1천269억 달러와 761억 달러로, 격차가 무려 508억 달러나 됐던 것에 비하면 금융위기로 요동치던 지난 1년간 양 기업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지난 2005년 1월초에는 인텔의 시총이 1천459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707억 달러의 배가 넘었다.

휴대전화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작년 9월초 965억 달러로 삼성전자를 압도했으나 지난 25일 현재 472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의 모토로라는 173억 달러 수준으로 LG전자의 174억 달러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모토로라는 작년 9월초만해도 215억 달러로 129억 달러인 LG전자의 갑절에 가까웠다.

반도체회사들인 엘피다(22억달러), 마이크론(61억달러), 파워칩(9억달러), 난야(14억 달러) 등은 98억달러인 하이닉스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부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칠 경우 263억달러로, 포드의 245억달러를 넘어섰으며, 296억 달러인 BMW에 다가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투자자들이 우리 대표기업들의 미래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