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할 듯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30일 ECB가 이번 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 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 조짐이 완전한 정상화 수준까지 도달할지가 아직 불투명한 만큼 ECB가 경제 상황을 좀 더 관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플러스를 기록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근거가 없는 데다 물가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를 올릴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시티그룹의 위르겐 미헬스 연구원은 AFP 통신에 "ECB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긴급 상황일 경우에만 추가적인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르겐 슈타르크 수석연구원을 비롯한 ECB의 몇몇 고위 관계자들도 최근 금리가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표현은 단기적으로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ECB는 금융위기가 악화되면서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4.25%에서 1%까지 인하하는 한편 민간은행들의 대출을 활성화하고자 막대한 자금을 방출했다.

그러나 ECB의 지난 27일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의 총유동성(M3)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것은 경제가 한동안 금융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ECB는 상황이 갑자기 다시 악화하는 경우에 대비해 추가 금리인하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어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ING 은행의 카르시텐 브르체스키 연구원은 "이번 통계는 현지 진행되고 있는 회복세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통계는 한편으로는 ECB의 막대한 자금 방출이 물가에 별다른 압박을 주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ECB는 이번 회의에서 3개월마다 발표하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 6월에는 올해 성장률을 -4.6%, 내년 -0.3%로 예측했었다.

EC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9월 1.2%에서 12월 -0.5%, 올해 3월 -2.7%, 6월 -4.6%로 잇따라 하향조정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매케인 연구원은 "예상보다 나은 각종 경기지표들을 감안할 때 성장률 상향 조정이 확실시된다"면서 내년 성장률도 소폭 하락에서 소폭 상승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최근 "경제회복에 대한 논의가 불편하다"면서 "아직 길고 험난한 길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와 관련, 매케인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는 금리가 내년 초부터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ECB가 당분간 금리를 1%로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