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미려하게,그리고 자연과 더 가깝게.'

유럽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 2009'가 다음 달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 IFA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화두는 '초박형 디자인'과 '에너지 절감'이다.

소비자들이 전자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기능'과 '품질'에서 '디자인'과 '친환경'으로 바뀌면서 기업들의 신제품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것이 전자제품의 미래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시장을 겨냥,'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90여종의 백색가전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을 가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5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에코 드럼세탁기,적은 양의 요리를 할 때는 에너지 소모량을 25%까지 줄여주는 오븐 등이 대표 제품이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는 독일 소비자 기관 스티바의 8월 세탁기 평가에서 내구성과 누수감지 기능 측면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출시된 상용 제품 중 가장 얇은 3.2㎜ 두께의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는다. 크기 면에서도 기존 기록을 경신,38.1㎝(15인치) 화면을 제공한다. AMOLED TV는 초박형과 저전력 등 두 가지 트렌드를 모두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달리 스스로 빛을 만드는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만큼 두께와 소비전력 면에서 LCD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희원 LCD TV사업부장(부사장)은 "IFA에서 첫선을 보인 후 11월 중 국내시장에 상용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해외 출시 시점은 내년 초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거물들 총집합

올해로 49회를 맞은 IFA는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가전전시회(CES)와 함께 세계 양대 전자제품 전시회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회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웅진코웨이 등 30여개 한국 기업이 참여한다.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유럽의 일렉트로룩스와 필립스 등도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IFA에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전자업계의 판도를 읽을 수 있는 행사인 만큼 국내 기업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여한다. 삼성전자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최지성 DMC(완제품) 부문 사장,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등이 행사장을 찾을 계획이다.

특히 올 들어 삼성 TV를 명실공히 글로벌 톱의 자리에 올려 놓은 윤 사장은 '디지털 휴머니즘을 향해'를 주제로 IFA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 사실상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LG전자에서는 이영하 HA(가전) 사업본부 사장,강산인 HE(TV) 사업본부 사장 등이 행사를 진두지휘한다.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여하는 웅진에서는 윤석금 그룹 회장,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 신제품 트렌드와 마케팅 전략 등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시장 선도 업체들의 기세 싸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