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피자업체 미스터피자가 28일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면서 2대주주가 600억원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이들은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유통물량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는 데다 보호예수 의무가 없어 2대주주의 보유물량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날 2대주주인 박성호씨(21) 일가는 미스터피자 지분 20.89%를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박성호씨가 10.03%를 보유 중이며 박태호씨와 차성민씨가 각각 4.18%,박용덕씨가 2.51%를 갖고 있다. 이들 지분은 최대주주인 정우현 회장 등의 62.68%를 제외한 유통물량(37.32%)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미스터피자는 우회상장 후 거래 첫날인 이날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가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12.50% 내린 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반도체기업 메모리앤테스팅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면서 우량 외식업체 상장에 따라 기대감이 높았지만 잠재매물 부담이 점차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락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2대주주의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를 감안할 때 664억원에 달한다. 미스터피자의 성장 초기였던 2002년께 장외에서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져 차익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2대주주에 대해 회사 측에서도 잘 모른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미스터피자가 어려웠던 시절에 자본참여했던 2대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그동안 회사와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현 2대주주에 대해선 별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대주주 지분 규모가 너무 커서 시장에서 풀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정 기간 시장에서 팔지 못하는 보호예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잠재 차익실현 매물로 인식되면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