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4㎞ 구간 개통..역사는 29개 중 9곳만 문 열어

아랍에미리트(UAE)의 첫 전철인 두바이메트로가 다음 달 9일 개통을 앞두고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두바이메트로는 시내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두바이정부가 야심 차게 마련한 프로젝트다.

2006년 3월 착공됐으며 총 공사비가 42억달러(한화 5조2천500억원)에 이른다.

2009년 9월 9일 개통한다고 해서 `090909 프로젝트'라고도 불린 두바이메트로는 레드라인(54km)을 먼저 개통시키고 내년 3월 그린라인(22km)을 개통할 계획이었다.

레드라인은 두바이국제공항에서 제벨알리 지역까지 동서로 횡단하게 되고 그린라인은 크릭 수로를 따라 U자 형태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공사가 개통일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을 예정이어서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바이도로교통공사(RTA)는 다음 달 9일 레드라인의 29개 역사 가운데 9개 역사만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가 28일 전했다.

이렇게 되면 전동차가 대다수 중간 중간 역에서 무정차 통과를 하게 돼 승객들의 불편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정부가 여름철 한낮(7∼8월 낮 12시30분∼오후 3시) 외부작업 금지 법규까지 면제해 주면서 공기를 맞출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완공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역사 내에 입점키로 돼 있던 편의점들도 잇따라 계약을 파기하고 있다.

두바이메트로 전체 편의점 58곳 중 28곳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라스트 미니트'는 50만디르함(1억7천만원)의 위약금을 물고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RTA측이 2년치 임대료를 선불로 요구하는데다 레드라인이 언제 완전 개통할지 확신을 주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편의점 `24 세븐' 또한 편의점 20곳의 운영권이 낙찰됐지만 임대료 부담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철역 이름 사용권 판매 사업에도 차질이 생겨 개통을 얼마 안 남기고 전철역 이름이 바뀌는 사례도 있었다.

RTA는 레드라인과 그린라인 47개 역 가운데 23개 역에 대한 이름 사용권을 일반 기업에 매각해 왔지만 참여도가 낮아 10개 역만 기업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이중 부르즈만 쇼핑몰은 비용 부담 때문에 역 이름 사용권을 포기, 결국 역 이름이 부르즈만역에서 칼리드 빈 왈리드역으로 바뀌었다.

RTA의 역 이름 사용권 매각 아이디어는 초기 신선한 사업계획으로 평가받았지만 연간 사용권 비용이 최저 600만디르함, 한화로 2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편이어서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그나마 10년 계약으로 역 이름 사용권을 사들인 10개 기업도 나크힐, 테콤 등 대부분 두바이 정부 소유의 기업이거나 공공기관이어서 순수한 수익 창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