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지방은행 파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사모펀드의 은행 투자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사모펀드에게 파산은행 인수 길을 넓혀줘 예금보험기금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FDIC 이사회는 26일 사모펀드의 은행 인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반대 1로 통과시켰다. FDIC는 당초 사모펀드가 은행 자기자본의 15%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했던 것을 10%로 낮췄다. 그만큼 적은 자금으로 파산 은행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FDIC의 허가를 받지 않는 한 해당 은행에 대한 투자를 3년간 철회할 수 없도록 했다. 셰일라 베어 FDIC 의장은 "은행의 새로운 자본확충을 돕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파산 은행 투자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FDIC는 올들어 81개 지방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파산 은행을 인수할 마땅한 우량 금융사를 찾기 어렵게 되자 사모펀드의 투자 규제 완화를 검토해왔다. 미국의 사모펀드는 현재 2000개 가량으로 4500억달러의 투자 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