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당분간 위축..출구전략은 점진적으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1.5%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고용 불안은 지속되겠지만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부문별로 준비하고 있으며 경기 회복의 가시화 정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증현 장관은 26일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경제 성장은 2분기의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3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하반기 중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지속해 연간으로 당초 전망치인 -1.5%를 달성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개선과 내수회복이 뒷받침되면서 성장률이 4% 내외까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은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위축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와 관련해 그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불안요인이 있으나 환율 안정과 전반적인 디플레 압력 등으로 당분간 2%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최근 집중호우의 영향과 휴가철 수요 증가로 불안 조짐이 있었던 농축산물도 9월 이후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경제 운용과 관련해 "5조원 규모의 설비투자 펀드 조성과 우량 공기업의 조기 상장을 통해 시중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겠다"면서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시장과열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정부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출구전략과 관련해 "현 단계로서는 언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면서 "현재 각 부문별로 준비는 하고 있으며 출구전략 논의가 시장에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윤장관은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해 금융권의 부실채권 정리를 지원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은행자본확충펀드 등을 통해 자본확충을 지원해 구조조정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해 "기업의 여건과 근로자의 특성을 감안해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더욱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노사정위원회 논의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2010년부터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를 반드시 시행하고 기업단위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도 차질없이 마련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서는 "한국토지신탁 등 24개 민영화 대상기관의 매각 준비를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서비스 산업 선진화는 교육, 의료 등 핵심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 및 영업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추가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생산성 혁신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부품.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인수합병(M&A) 펀드를 조성하고 외국인 전용공단을 만들어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동안 정부가 경기 회복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고소득 전문직의 영수증 제출 위반을 신고하는 세(稅)파라치에게 2년간 한시적으로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 "이는 2년 한시 적용하고 제도 미비점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폐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