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깜짝' 미국 방문길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25일 오전 9시 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 편으로 출국,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정 회장의 이번 방미에는 사장단, 부회장단 및 실무진 다수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이번 출국은 업계 외부로는 알려지지 않아 미국 방문 목적에 대한 관심을 자아냈다. 정 회장의 해외출장은 지난 6월 초 밴플리트상 수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후 2개월여 만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먼저 준공식이 얼마 남지 않아 곧 양산을 개시하게 될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의 준비 상황을 확인한다.

또 지난 2005년 설립,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 중형 세단 쏘나타 등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HMMA)의 생산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어 최근 미국 시장 점유율이 7%대로 뛰어오른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판매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한 북미시장 관리 차원이라기보다는 공장 준공 등 현재 실행중인 계획의 점검 및 현지 실무자 격려차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출장과 관련, 최근 정의선 전 기아차 사장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3세 승계' 기반을 마련한 정 회장이 해외 현장에 관심을 보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9월 체코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도 "이번 출장을 계기로 정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실었다.

한편 차량 양산단계가 임박한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연 30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췄다. 기아차는 이곳 공장에서 신형 SUV 쏘렌토R를 연 10만대 가량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2개 차종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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