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활성화를 위한 30억달러 규모의 `중고차 현금보상(Cash for Clunkers)' 프로그램이 미국 자동차 산업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밝혔지만 실제로는 외국 업체가 더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미 폭스뉴스가 23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 자동차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된 상위 10위 차량 중 8종이 외국 업체 브랜드였으며, 불과 2종만이 미국 업체 차량이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을 통해 판매된 48만9천269대 중 일본 도요타 차량이 19.2%를 차지해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으며,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는 17.7%로 2위를 차지했다.

차종별로는 도요타의 코롤라가 가장 많이 판매됐고, 혼다의 시빅(2위)과 포드의 포커스(3위)가 뒤를 이었다.

한 전문가는 "미국 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이 없었을 때보다는 양호한 판매를 했지만, 외국 자동차 업체들만큼 잘 판매하지는 못했다"면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3 업체의 통상 판매점유율은 47%지만, 이번 보상프로그램에서 이들 업체가 차지한 점유율은 4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 업체 차량들이 연료 효율이 높았던 것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으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렸고, GM은 1천300명 이상의 해고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도 앨라배마 공장에 3천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방송은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프로그램의 효과가 지속할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으로 7, 8월 증가한 수요가 이 프로그램이 끝나는 9, 10월에는 감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비가 나은 새 차를 사면 최고 4천500달러까지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이번 보상 프로그램은 지난달 24일 시작됐으며, 기대 이상의 인기로 당초 배정된 예산 10억달러가 조기 소진되자 20억달러의 예산이 추가배정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24일 밤 종료를 앞두고 막판 차량구매 행렬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