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伊.스페인 외국인 관광객 급감..지갑도 닫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대륙의 관광 대국들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타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무려 7천93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간 프랑스의 경우 올해 들어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5.5% 줄어든데 이어 여름 바캉스 기간인 7∼8월에도 약 3분의 1 감소했다.

스페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11.4%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이 여름 휴가철에도 10% 감소했다.

프랑스에 이어 2위의 관광대국으로 통했던 스페인은 이로써 지난해 미국에 추월당하는 소모를 감수해야 했다.

스페인의 작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5천730만명에 그쳐 5천800만명을 끌어들인 미국에 뒤진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뒤늦게 관광 산업 지원에 10억유로를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5~10월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이 8.3% 감소할 것으로 관광당국이 내다보고 있다.

6∼7월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150만명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호텔들은 투숙객을 유치하기 위해 평균 8.3% 방값을 내렸다.

고급호텔들은 심지어 30%까지 할인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 관광대국은 그동안 해외로 빠져 나가던 자국인 여행객이 국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려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를 일부 벌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 결과, 유럽인의 48%는 올해 외국에 나가는 대신 휴가를 국내에서 보낼 계획을 세운 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43%에 비해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영국인의 유럽 여행은 실제로 10% 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예년 같으면 영국인과 독일인들로 넘쳐나는 스페인의 해안 휴양지는 올해는 덜 붐볐다고 AFP 통신이 23일 전했다.

그나마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갑을 닫아 관광업계의 애를 태우고 있다.

8월 맥주 소비량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웃나라 포르투갈과 그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나라들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지출이 올해 상반기에 13.2%, 14.7% 각각 감소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