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경기침체 속에도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수출 대기업의 선전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IBK기업은행 산하 기은경제연구소는 23일 '한국경제 왜 강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문을 보면 작년 한국의 실질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0.6%로 네덜란드·스위스·호주·스웨덴에 이어 5번째로 높고,
코스피지수는 이달 현재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500선을 회복했다.

소비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해 지난 6월 기준 한국의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3%를 기록한 반면 미국은 -9.0%를 나타냈다.

기업부문에서도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자동차 등 5대 기간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다.

세계 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판매량(수량 기준)은 지난 1월 각각 17.2%, 16.2%로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5%를 넘었다.

금융부문의 경우 국내 은행들의 총자산 대비 파생상품 투자비중이 2.4%로 미국 상업은행의 19.7%에 비해 매우 낮아 금융위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보고서는 또 신속하고 과감한 경기부양 예산 투입과 재정 조기집행, 총액한도대출 증액, 원화·외화유동성 조치 등의 각종 위기 극복 대책도 조기 경제 회복에 한몫했다고 언급했다.

임혜진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재정건전성 악화와 한계기업의 도산, 고용률 저조 우려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시중자금이 설비투자보다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자산버블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과 출구전략 등을 통한 버블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