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39)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21일 글로벌 경영 체제로의 효율적인 전환과 내부조직 혁신을 위해 이 같은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정 신임 부회장은 지난 1월 최재국 전 부회장 퇴임 이후 장기간 공석이던 현대차의 기획 및 영업담당 업무를 맡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정 사장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기아차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온 공로를 높이 평가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며 "현대차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판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쏘울,포르테,로체 이노베이션,쏘렌토R 등 신차를 앞세운 디자인 경영을 펼치며 기아차 성장을 주도해 왔다. 기아차는 작년 말부터 계속된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영업이익 4192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보다 91.5% 늘어난 실적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정 회장과 함께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건설 현장 등을 방문했고,지난 6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는 등 올 들어 보폭을 넓혀왔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정 부회장은 2000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구매실장으로 입사했다.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부사장),2003년 현대 · 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05년부터 기아차의 해외판매 및 기획담당 사장을 맡아왔다.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현대차는 윤여철(노무),이현순(연구개발),최한영(상용차),설영흥(중국사업),이정대(재무) 등 6명의 부회장을 두게 됐다.

정 부회장의 현대차 재입성은 4년 만으로,향후 그룹 경영체제에 일대 변화를 예고한다는 측면에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현대 · 기아차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지분 1.87%,글로비스 지분 3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 사장에는 이형근 해외영업본부 담당 부사장(57)이 승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