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이틀간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 휴양도시 잭슨홀에서 열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례행사인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경제학자들은 경기회복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몇 달간의 증시 회복세와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성장률 등으로 인해 'V자형'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앙은행 총재들은 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각국 경제가 침체의 골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느리게 회복될 것이란 기존의 전망들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증시 회복 등이 중요한 신호이긴 하지만 금융시스템은 여전히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고 은행 역시 아직은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 등 일시적인 부양책의 효과를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에서의 소비가 취약하다는 점도 이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이유다.

실제로 독일 분데스방크의 악셀베버 총재는 최근 독일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회복세가 지속적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11~12일 열렸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은 경제활동이 안정되고 있다면서도 성장 전망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FT는 중앙은행들이 한편으론 기준금리를 성급히 올리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주길 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경기회복 신호에 유연하게 대응하길 원한다며 정책적 딜레마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민간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나간다고 선언했다. 컨퍼런스보드는 3~6개월 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가 7월에 0.6%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째 오른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신호는 경기회복의 첫단계"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