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여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고 있다. 외국인이 사상 두 번째로 긴 '바이 코리아' 행진을 지속한 덕분에 코스피 1600고지 탈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잠복해 있는 변수들이 녹록지 않다. 특히 코스피지수와의 연관성이 급증한 중국 증시가 8월 들어 급등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점이 신경쓰인다. 외부 변수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지뢰'중 하나라도 터질 경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외국인 매수 여력이 큰 종목 △3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 △금리 인상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 등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뢰밭 증시,세 가지 변수 주목해야

서머랠리를 펼쳐온 주식시장이 또 한번의 중대기로에 섰다. 지난 14일 코스피가 1591까지 오르며 1600선 탈환의 기대가 컸지만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은 7월 중순 이후 시작된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상승의 주요 이유였던 한국 경제의 강한 회복세와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승 탄력은 지금까지보다 둔화되고 당분간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 가지 변수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 번째는 출구전략이다.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었던 만큼,유동성 환수 조치가 시작되면 증시는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주식 시장도 주요 체크 대상이다. 최근 우리 증시는 중국 증시의 움직임에 강한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4일 3471.44까지 치솟았지만 5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17일에는 3000선이 무너지며 2785까지 급전직하했다. 이후 반등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상승세가 재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최근 코스피지수의 급등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는 미국의 소비회복 여부도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주목 대상이다. 미국의 소비회복 여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좌우하기도 한다.

◆외국인 매수 여력 큰 종목을 찾아라

이번 서머랠리 기간에는 IT 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들이 포진한 대형주가 지수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지만 단기 급등으로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라 다시 한번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관련,대우증권은 외국인 매수 여력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어떤 종목이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을 것인지다. 대우증권이 고른 종목은 CJ 엔씨소프트 태영건설 삼성전기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다. 이들은 2000년 이후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을 때와 현재 비중 간의 격차가 30% 이상 나기 때문에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향후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상 수혜주도 노려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주와 보험주가 대표적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과 보험사들의 이자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현대해상을 금리인상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현대해상의 내재기업 가치는 10%씩 높아진다"며 "현대해상은 금리 상승기에 보험사 중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도 자기자본대비 운용자산의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 금리가 오를수록 주가 상승 드라이브가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 중 하나가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개선이라는 점에서 3분기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기업들을 한발 앞서 매수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 조언한다. 한국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개선된 상장사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보면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코리안리(증가율 422%) 기아차(235%) 대우증권(207%) 등이 꼽힌다. 중형주 중에서는 SK케미칼 대한제당 SK가스 E1 등이 대표적인 실적 호전 예상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