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는 지난 2분기 종합상사 가운데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SK네트웍스(2.06%) 대우인터내셔널(1.95%) 현대종합상사(3.30%) 등 경쟁사보다 최고 3배가량 높은 6%를 기록했다. 627억원의 이익 규모는 SK네트웍스에 이어 두 번째다. LG상사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20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만난 하영봉 LG상사 사장(58 · 사진)은 "자원 개발 등 장기 수익 구조를 마련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경상이익 기준으로 절반가량을 자원 개발에서 벌어들인다. 하 사장은 "3,4년 전 투자한 것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광구들이라 이익 규모도 크다"고 설명했다. 생산 단계의 광구에 지분 투자해 배당 수익을 얻거나 생산물에 대한 중개 무역으로 수익을 올리던 구조에서 탈피한 결과라는 얘기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MPP 유연탄광과 뚜뚜이 유연탄광,필리핀 라푸라푸 동광,카자흐스탄 에키즈카라 석유광구,블록8 석유광구 등 다섯 곳의 자원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하 사장은 "아시아 최고의 자원개발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희토류 등 희귀 금속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원자재 부문장(부사장)을 지낸 하 사장은 자원 전문가로 꼽힌다. 희귀 원자재는 반도체,하이브리드 카용 전기 모터 등에 쓰이는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 사장은 "광물자원공사의 6대 전략 광종 가운데 희토류가 빠져 있다"며 "한국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희귀 금속 광산의 지분을 외국에 팔지 않는다는 것.그는 "중국 정부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히타치금속 등 희토류 정련 기술을 갖고 있는 일부 기업에 제한하고 있다"며 "국내에선 이런 정련 기술을 가진 곳이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정부 지원 아래 종합상사들이 나서 희귀 금속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미토모상사가 카자흐스탄 우라늄 광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고,도요타통상은 앞으로 5년간 희토류 광산 개발 등에 400억엔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 사장은 "삼성 LG 등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은 상당 기간 희귀 금속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며 "베트남과 몽골 쪽을 뚫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시장 진출은 어렵지만 LG상사는 하반기 중남미 지역의 리튬 광산 인수를 검토 중이다. LG화학이 자동차용 배터리인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GM에 공급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리튬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