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한 달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500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주 · 야 2교대(16시간)를 해서 3800대를 생산했다. 불법 점거 농성이 끝나고 지난 13일부터 조업을 재개한 평택 공장은 이달에만 2600대의 자동차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2800여명의 인력으로 하루 8시간만 라인을 가동해서다. 일감만 많다면 24시간 생산 라인을 돌려 하루 5000대 이상의 차를 생산할 태세다.

과도한 잉여 인력에 시달렸던 쌍용차의 생산성이 노조 점거 농성 이전보다 2~3배 향상됐다. 근로자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데다 노조 지도부가 경찰에 구속된 이후 현장 통제권이 사측으로 온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안팎의 진단이다.

지난 17일 평택공장 인근 식당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최병훈 네오텍 대표(쌍용자동차 부품협력업체 모임 사무총장)는"빨간 조끼를 입은 노조 간부들이 현장에 없어서 그런지 생산성이 최소 두 배 이상 향상됐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쌍용차 측에서 한 달에 5000대를 생산한다고 해서 인력과 자재를 맞춰 놓으면 노조가 대의원 교육이니 뭐니해서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노조 마음대로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쌍용차의 종업원 1인당 생산 대수는 11.3대로 현대차 29.6대,기아차 34.9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었다.

쌍용차는 20일부터 하루 3~4시간씩 잔업도 시작한다. 주문을 받고도 노조 점거 농성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던 3800대의 출고(이달 2600대,나머지는 9월)를 마무리 지은 뒤 생산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경 본부장은 "조업 재개 이후 하루 평균 70대 정도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수출선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다음 달 생산 목표는 최대 4500대"라고 말했다.

박영태 공동 법정관리인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속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하고 잘못된 노사 규약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