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남미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 염호(鹽湖 · 소금호수)가 2차전지의 원료인 리튬의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540만t이 우유니 염호에 있기 때문이다.

리튬은 가벼운 데다 이온화 등 화학 반응성이 뛰어나 다른 금속과 쉽게 합금할 수 있어 휴대폰 노트북 등 각종 전자제품은 물론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 핵심원료로 쓰인다. 최근 LG화학과 삼성SDI가 GM과 BMW에 독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한 전기자동차 배터리도 바로 리튬이온 전지다.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인 볼리비아는 인접국인 칠레,아르헨티나가 외국 자본과 손잡고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우유니 개발을 미뤄왔다. 하지만 최근 볼리비아 정부가 우유니 염호에서 2013년부터 매달 1000t의 리튬을 생산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 중 · 일 3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개발권 확보를 위해 구애에 나서기 시작했다. 우유니 염호는 면적이 1만1000㎢로 경상남도(1만552㎢)보다 넓은 곳이다.

일본은 올해 들어 대규모 민관 사절단을 잇따라 파견,리튬 생산을 위한 기술 제공 의사를 밝혔다. 중국도 볼리비아에 군장비 제공 등의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지난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대통령 경제특사로 파견,리튬 광산 개발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번 특사 방문을 계기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 국영 광업기업인 코미볼과 리튬광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과학위원회와 공동으로 우유니 리튬광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고,그 성과에 따라 향후 해외 사업자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할 경우 우선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에모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상득 대통령 특사,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리튬사업은 꼭 한국과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LG상사가 볼리비아 리튬 광산 개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