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테고(TEGO) 필름 생산회사인 동화기업이 내수 부진에 따른 경영 위기를 해외시장 개척으로 뚫고 있다. 테고 필름은 건설현장에 쓰이는 산업용 소재로 콘크리트 거푸집의 재료인 합판 등을 코팅하는 필름이다. 오염에 강한 크라프트지에 페놀 수지를 혼합해 만드는 이 필름은 콘크리트가 거푸집에서 잘 떨어지도록 해준다.

16일 동화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초 월 3억원에 불과하던 수출액이 4월부터 월 10억원 이상으로 늘어 상반기에 6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작년 같은 기간(50억원)에 비해 24%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2001년 120억원을 투자해 인천에 테고 필름 공장을 세우고 내수 위주로 영업해 왔다. 2003년만 해도 매출이 130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알루미늄 등 대체재 등장과 건설기법 발전으로 수요가 위축,지난해에는 7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더구나 지난해 말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내수가 급감,올 1월에는 급기야 공장 가동을 멈출 정도였다.

가동률 제로라는 위기상황을 맞아 동화기업은 인도네시아만 상대했던 수출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관계회사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고 고객사에 합판 품질관리를 직접 컨설팅해 주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쳤다. 회사 관계자는 "동남아 중동 남미 등 9개 글로벌 시장을 선정한 뒤 지역별로 총 100여곳의 타깃 고객을 1 대 1로 만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며 "그 결과 지난 3월 파키스탄에서 첫 오더를 받은 데 이어 태국 말레이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는 베트남과 브라질에 처음으로 필름을 수출한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현재 100% 수준까지 올라섰으며 상반기 전체 매출은 7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 공략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에는 8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시준 화학사업부문 이사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남미 호주 등 신흥시장으로 판매처를 점차 확대해 현재 10% 수준인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12년 3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고 필름은 세계적으로 동화기업을 포함해 4개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월 50만~60만매,세계시장은 월 약 1300만매 정도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