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스럽기는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세 차례나 방북 일정을 연장하자 그룹과 현대아산도 의아스러운 표정들이다.

방북 중인 현 회장측은 14일 오전 9시30분께 현대측에 일정 연장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오전 9시40분께 이를 언론에 알렸다.

앞서 했던 것처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서였다.

현 회장의 일정 연장은 지난 11일에 이어 세 번째다.

비슷한 시각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는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도착, 현 회장의 귀환 일정 연장과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었다.

조 사장은 예정대로 이날 귀환하는 현 회장을 개성에서 맞이하기 위해 도라산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일정 연장 소식을 접했다.

이러한 `돌발 사태'는 지난 13일 있었던 `두 번째 연장' 상황과 흡사했다.

두 번 모두 귀환 당일 오전에 발생했다.

첫 번째 연장 소식은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전해졌다.

현대는 오는 15일이 주말인데다 `8.15 광복절'인 만큼 현 회장이 이날 중 일정을 마치고 귀환할 것으로 보고 오전 일찍 남북출입사무소 입구에 승용차까지 준비시켰다.

그러나 `설마 오늘까지 그럴리야..'라는 대다수의 짐작은 또 빗나갔다.

현 회장 일행에 연락을 취하지는 못한 채 오는 연락만 일방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는 난감한 입장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의 일정 연장 통보는 모두 갑작스럽게 전해졌다"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현 회장의 잇따른 일정 변경을 `불길한 징조'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

조 사장도 "북쪽에서의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정 연장에 대한 비관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현대는 "하루 또 연장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며 `후속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파주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