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가 석방됐다는 소식이 13일 알려지자 서울 계동의 현대아산 사옥은 안도와 환영 분위기로 들떴다.

유씨는 지난 3월30일 북한 당국에 의해 `체제 비난과 북측 여성 종업원에 대한 탈북 책동'이라는 혐의로 체포된 뒤 이날까지 137일간 억류된 몸이었다.

유씨는 이날 오후 8시45분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과 함께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그리던 남한 땅을 밟았다.

현대아산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직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 당국과, 함께 염려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또 "그동안 개성공단 사업에 큰 어려움이었던 문제가 해결된 만큼,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사업이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평양을 방문해 4일째 체류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첫 번째 성과물로 여겨지는 유씨의 석방은 현대아산 임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강산과 개성 관광 등 주요 대북사업의 재개가 가장 바라는 바다.

지난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1년여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1천700억원의 매출 손실과 함께 3분의 2 가량의 동료가 떨어져 나가는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방북 일정을 이틀이나 연장해 14일 귀환할 예정인 현 회장이 현대아산에 어떠한 선물을 또 안길지 직원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유씨의 석방은 일단 가시적인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여러 현안 가운데 하나는 해결됐고, 추가로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3년 보일러 관리 등을 하는 설비 주임으로 입사한 유씨는 2005년까지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에서 일하다 휴직기도 잠시 있었으나 이후 개성사업소에서 일해왔다.

(서울.파주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