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세계에서 가장 싼 차인 ‘나노’가 판매부진과 자금난에 시달리는 인도 타타자동차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12일 인도 자동차제조협회(SIAM)에 따르면 타타의 지난달 인도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21% 증가한 1만4537대를 기록했다.자동차 소비세 감면 등 인도 정부의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적극적 판촉 행사 뿐만 아니라 지난달 첫 출시된 타타의 초저가차 나노의 신차효과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대당 2600달러(약 280만원)인 초저가 경차 나노는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약 100만대가 주문됐다.

타타의 경영을 압박해온 자금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이날 타타자동차는 성명을 통해 “유럽투자은행(EIB)으로부터 3억4000만유로의 대출을 받아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작년 초 미국 포드자동차로부터 25억달러에 영국 럭셔리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판매부진과 자금난의 이중고에 처했다.작년 11억7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자 타타는 EBI와 영국 정부에 5억파운드 규모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타의 회복세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부정적 견해도 나온다.미 경제전문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11일 “경제난으로 세계 럭셔리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만큼 타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재규어·랜드로버 판매부진에 따른 경영난이 당분간 타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재규어·랜드로버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경제가 언제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앞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타타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