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스타이자 기아타이거즈의 간판스타인 이용규 선수(24)를 만났다. 체구가 작은 편이지만 피부가 구릿빛이었고 몸이 단단해 보였다. 찢어진 청바지와 콧수염,귀걸이를 한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이 선수는 LG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본거지인 광주에서 전날 밤 상경,이 호텔에서 묵었다고 했다.

이 선수의 운전 경력은 4~5년 정도.하지만 주로 구단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가 운전할 틈이 많지는 않다. 낮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 정도로 더웠지만,이 선수를 호텔 주차장에 놓아둔 포르테 쿱으로 안내했다. 그는 "날렵하고 귀엽다"는 표현을 연발했다. 한동안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네요. 남성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

이 선수는 2000㏄짜리 흰색 포르테 쿱에 올랐다. 열쇠 대신 버튼시동 스마트키로 간단하게 시동을 걸었다. 능숙하게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세타Ⅱ 2.0 엔진을 탑재한 이 모델은 최고출력 158마력,최대토크 20.2㎏ · m의 힘을 낸다. 그는 "초기 가속 성능이 상당히 민첩하다"며 "이 차를 몰고 교통체증이 없는 광주까지 달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편의사양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와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등에 대해선 놀라워했다.

"이 정도의 성능과 편의장치를 갖췄는 데도 가격은 2000만원이 안된다고 하니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더구나 스포츠카와 같은 분위기를 내면서도 연비가 뛰어나고요. "

이 선수가 이날 시승한 2.0 모델의 연비는 12.9㎞/ℓ(자동변속기 기준)다. 감마 1.6엔진을 장착한 다른 모델의 연비는 1등급인 15.0㎞/ℓ에 달한다.

다만 이 선수는 시승 과정에서 아쉬운 점을 짚어냈다. 그는 "문짝이 두 개뿐인 데다 차량 뒤쪽이 낮아서 실내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며 "달리기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배기량을 지금보다 더 높이는 게 나을 뻔 했다"고 지적했다.

기아타이거즈 소속인 이 선수는 기아차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그는 "오피러스로 중 · 장년층을 주로 공략했던 기아차가 요즘 많이 젊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세련된 스타일의 신차를 많이 내놔 모든 계층으로부터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을 지나는 시승차 안에서 화제를 야구 얘기로 돌렸다. 이 선수는 올해 개인적인 목표를 접었다고 했다. 지난 4월 초 시즌 3경기 만에 복사뼈 골절을 당해 3개월간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70% 정도만 회복된 상태다. 대신 팀을 반드시 1위로 올려놓겠다는 자신감이 대단했다.

"기아는 지금 6년11개월 만에 1위를 달리고 있어요. 과거 해태 성적까지 감안할 때 처음으로 통산 10회 우승(V10)을 노리고 있죠.기아의 중심 타선이 좋기 때문에 1,2번 타자로서 무조건 출루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이 선수가 야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성동초 4학년 때였다. 당시 교내 야구교실에 참여했다가 전격 '발탁'됐다. 그가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것은 올초 열린 WBC.돋보이는 순발력으로 '발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선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선배들 덕분에 군면제 혜택을 받았는데,WBC 땐 이를 후배 · 동기들에게 갚아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며 "매번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애인이 없고,결혼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이 선수는 이종범 선수처럼 체력이 허용하는 한 계속 방망이를 들겠다고 했다. 팀내 윤석민 · 손영민 · 장성호 · 김상훈 · 서재응 선수 등과 친하다.

기아타이거즈는 이날 저녁 서울 잠실경기장에서 LG와 맞붙어 12대 2로 대승했다. 포르테 쿱을 시승한 덕분일까. 이 선수는 2회와 4회,각각 3루타 및 2루타를 치는 맹활약을 펼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