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풀옵션 기준)에서 살 수 있는 자동차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가격대면 SM7,그랜저 등 국산 세단의 준대형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수입차 중에서도 앙증맞은 크기의 소형차만이 아니라 '뚜껑' 열리는 차,시속 100㎞를 6~7초에 돌파하는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폼나는 차들을 골라 잡을 수 있다.

◆국산 준대형 세단


생애 두 번째로 사고 싶을 만한 그랜저Q270 프리미어 스마트팩이 3767만원이다.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6단 자동 변속기에 최고출력 195마력,연비는 10.6㎞/ℓ다. SM7은 프레스티지 모델이 3933만원이다. 뒷좌석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모니터까지 달렸다. 3000만원대 국산 세단의 장점은 최소 5000만원 이상의 수입차에나 있을 법한 편의사양들이 장착돼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로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혼다의 신형 어코드(2400㏄ · 3910만원)를 꼽을 수 있다. 5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고,최고출력(180마력)과 연비(10.9㎞/ℓ)는 국산 모델과 비슷한 편이다. 닛산 베스트 판매 모델인 스포츠형 세단 알티마도 2.5 모델은 3680만원,3.5 모델은 3980만원이다. 이 밖에 볼보의 준중형 세단으로 30대 남성들에게 인기있는 S40(2400㏄)도 3640만원이다. 5기통 직렬 콤팩트 엔진을 장착했다.

◆연비와 속도를 겸비한 '팔방미인'들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디젤(2000㏄ · 3920만원)은 15.2㎞/ℓ의 연비로 미국차의 연료 효율성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킨 모델이다. 최고 출력 140마력에 독일 게트락과 공동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확 잡았다. 9월 신차 가운데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폭스바겐 신형 골프 6세대(2.0 TDi)도 팔방미인과에 속한다. 기름을 꽉 채우면 부산~서울을 왕복하고도 남을 정도다. 전 모델보다 연료 소비를 최대 28%까지 줄였다. 가격은 3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면 국내 최고의 연비 효율을 갖고 있는 푸조 308MCP는 3410만원이다. 1600㏄ HDi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10마력,연비는 무려 19.5㎞/ℓ에 달한다. 이 모델과 똑같은 가격에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세단인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를 구입할 수도 있다.

◆3900만원에 스포츠카를


포드가 지난 달 출시한 2010년형 머스탱 쿠페가 3900만원이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쿠페로 자외선을 96% 차단하는 올 글라스 선루프를 장착했다. 힘차게 달리는 말을 연상시키는 외관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든다.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BMW 120d 쿠페(3990만원)는 머스탱과는 다른 매력을 준다.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응축된 모델이다.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최고출력 177마력에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7.6초면 충분하다. 연비는 15.9㎞/ℓ,에어백도 6개가 장착돼 경제성과 안전성면에서 발군이다.

아우디도 3000만원대에서 고를 수 있다. 2008년 10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우디 A3 2.0 TFSI가 주인공.최고출력 200마력,'제로백'은 6.9초다. 이 모델에 장착된 6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는 극한의 속도로 변속하면서도 변속되는 것을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럽다.

'뚜껑 열리는 차'를 3000만원대에서 찾을 수도 있다. 최고출력 115마력에 1984㏄ 엔진을 탑재한 폭스바겐 뉴 비틀 카브리올레(3950만원)와 최고출력 175마력에 제로백이 7.7초인 BMW 뉴 미니 쿠퍼 컨버터블(3930만원)이 대표적이다.

◆도심형 SUV

3000만원대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는 기아자동차의 쏘렌토R 2.2 리미티드(2WD)가 발군이다. 3682만원에 풀옵션을 갖추면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운전석 통풍 시트,버튼 시동 스마트키,자동요금징수 시스템,커튼 사이드 에어백,파노라마 선루프 등 동급 수입차엔 거의 없는 편의 사양을 누릴 수 있다. 싼타페 더 스타일의 최고급 모델(2.2 SLX Top)도 3714만원이다.

국산 SUV에 대적할 만한 것으로는 혼다 CR-V가 있다. 2WD 3560만원,4WD 3910만원이다. 오프로드의 강자로 꼽히는 지프에서는 컴패스 리미티드가 3640만원이다. 4륜 구동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트렁크에 골프백 2개가 벅찰 정도로 공간이 좁은 편이다. 편의 사양도 기본 수준이다. 이 밖에 도심형 콤팩트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닛산 로그는 4륜구동 딜럭스가 3460만원이다. 포드 이스케이프는 2950만원짜리가 있을 정도로 수입 SUV 중에선 가장 저렴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3천만원대의 고민‥국산차 살까, 수입차를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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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원대의 고민‥국산차 살까, 수입차를 고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