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만 건강보험료 체납액 3천800억원이 결손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보험료체납액 3천881억원을 결손처리해 전년 결손처리액 579억원 보다 570% 많은 손실을 건보재정에 부담시켰다.

이는 지난해 건보재정 당기흑자 1조4천172억원의 30%를 차지하는 높은 금액이다.

건수로 살펴보면 지난해 결손처리된 보험료 체납사례는 81만7천702건으로 전년 14만8천244건 보다 450% 늘었다.

참고로 연도별 결손처리액은 2004년 653억원, 2005년 3천970억원, 2006년 974억원, 2007년 579억원, 지난해 3천881억원, 올해 상반기 250억원이다.

특히 결손처리 안건을 승인하는 올해 첫 정기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건당 100만원 이상인 체납 건강보험료 5천858건 213억7천만원, 기타징수금 4천582건의 98억6천만원에 대한 결손처분 안건이 제출됐었다.

체납 원인별로 살펴보면 시효만료 20건, 해외 이주 52건, 사망 193건, 기초생활 수급권자 765건, 행방불명 978건, 파산 2천872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감안 4천572건, 기타 장애인 등 983건이었다.

그러나 공단이 이처럼 대규모 결손처리를 해도 오히려 미수보험료는 늘어나고 있다.

매년 연말에 작성되는 대차대조표 기준으로 연도별 누적 미수보험료를 살펴보면 2006년 3조7천278억원, 2007년 4조2천804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누적 미수보험료는 4조6천172억원, 올해 1분기 4조9천630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또 보험료 납부일인 연초 10일 기준으로 봐도 연도별 누적 미수보험료는 2006년 1조5천330억원, 2007년 1조7천217억원, 지난해 1조8천6억원, 2009년 3월 말 현재 1조8천584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공단 자격징수실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많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그동안 쌓여있던 건강보험료 체납분을 결손처리했다"며 "누적 보험료가 매년 늘고 있는 것은 경기기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제 전반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이번 결손처리에 수년 전부터 체납된 사례도 포함된데다 결손처리규모도 너무 큰 점은 문제"라며 "공단이 건강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기 전에 비용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