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은 11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제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유상증자에는 대한전선 창업자인 고(故) 설경동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설원량 회장의 장남 설윤석 상무와 차남 설윤성씨가 각각 1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설 상무 등은 1주당 2만2600원에 각각 44만2478만주를 확보했다.

국내 저축은행들 역시 특수목적법인(SPC)인 티에이치제일차 유한회사를 통해 500억원을 투자했다. 1주당 발행금액은 2만원이며 발행주식수는 총 250만주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확정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회사에 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 보통주 전환시에도 1 대 1보다 높은 비율로 주식을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상환전환우선주 배당조건은 연 3%로 상환청구는 발행 후 3년, 전환시기는 발행 후 1년으로 정해졌다.

설 상무 등 대한전선 오너 일가가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고(故) 설원량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9.26%)과 설윤석 상무(53.77%),차남 설윤성씨(36.97%) 등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삼양금속이 1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올해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3500억원을 발행하고,한국렌탈과 대한ST를 매각해 1015억원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부 비주력 계열사와 부동산 매각 등 추가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