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최근 아시아 · 태평양 지역 주요국 통화가치가 달러화 대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한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화폐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제한적인 변동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중국과 경쟁 관계인 한국 등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실제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10원대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원화 강세)을 보였다. 지난 3월 11년 만의 최고치인 1574원을 기록한 데 비하면 급속도로 원화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한국 내 전체 고용 시장의 9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외국 자금이 대규모 유입되면서 대만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뉴질랜드달러 가치가 지난 6개월간 28%나 높아지면서 낙농제품과 양모 양고기 등의 수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뉴질랜드 제조 · 수출업자연합회는 뉴질랜드중앙은행에 뉴질랜드달러 평가절하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은 바트화 강세에 대해 해외 투자를 촉진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은 지난주 자산 규모 50억바트(약 1억4900만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이 5000만달러 이하의 해외 투자를 할 경우 당국 승인 없이도 거래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