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국 인민은행이 증시 급락때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일 2.85% 급락한 3260.69에 마감했다.사흘간 낙폭이 무려 6%에 달하며 3300선이 무너졌다.이날 인민은행은 재정부 및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과 함께 장 마감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적당하게 느슨한 통화정책 기조는 불변”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쑤닝 인민은행 부행장은 “(2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 언급된) ‘미세조정’은 일각에서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통화정책에 대한 게 아니고 통화정책의 운용에 관한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초점과 강도 리듬에 대한 미세조정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이어 “자산가격을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조정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말해 자산거품을 빼기 위해 통화긴축카드를 꺼낼 지 모른다는 우려를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가 은행의 대출규제 소문으로 5% 급락하자 장 마감 직후 ‘대출규제는 없다’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거듭된 투자불안 진정성 발언이 시장에 먹혀들지는 불투명하다.대출규제 신호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파이내셜타임스는 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인민은행이 대형 국유은행에 신규 대출 속도를 완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앞서 중국 4대 국유은행중 하나인 건설은행은 하반기 신규대출 규모를 상반기(7085억위안)의 28% 수준인 2000억위안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상반기에만 올해 전체 목표치인 5조위안을 훨씬 웃도는 7조3600억 위안의 은행 신규 대출이 이뤄졌는데도 적당하게 느슨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표명이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다”며 “좀 더 명확한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