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아트원제지(옛 이엔페이퍼)가 지난해 11월 한솔제지에 인수된 이후 올 들어 첫 분기 흑자를 내는 등 두 회사 간의 시너지 효과가 큰 성과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트원제지는 한솔제지에 인수된 첫해인 올 2분기에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2005년 이후 4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2400억원,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7.4%,35%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기 순이익은 141억원 적자이지만 꾸준한 실적 개선이 예상돼 올해 흑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적호조는 주가에도 반영돼 현재 6490원(7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6일 감자 후 첫 거래일의 4595원에 비해 41% 올랐다.

한솔제지도 2분기 당기순이익이 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4% 증가했다. 한솔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6746억원으로 사상 최대,영업이익은 733억원으로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9000원대를 맴돌던 주가도 최근 1만2000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호전이 국제 펄프가격 하락,환율 상승 등 외부적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두 회사 간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펄프 등 원재료와 부재료를 통합구매,원가를 크게 절감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과거에는 두 회사가 펄프를 각자 구입했으나 이제는 공동으로 대량 구매(한솔 약 49만t,아트원 약 35만t)함으로써 유리한 위치에서 가격협상을 통해 3% 정도 펄프 구매 비용의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경쟁관계였던 두 회사가 협조관계로 돌아서 영업판매 등에서 협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트원제지 관계자는 "영업에서 협력관계를 통해 상반기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지종의 안배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공장 운영노하우 공유를 통한 품질향상도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한솔 측에 따르면 구매선으로부터 여러 종류의 종이를 요청받으면 두 회사의 공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아트원제지는 최근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아트원제지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으로 단기 차입금을 일부 상환,월 20억원씩 나가던 이자가 절반 정도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두 회사는 국내 및 해외 물류시스템 통합 작업,수출선 공동개척,브랜드 가치 혁신 등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어서 향후 추가적인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다솔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쇄용지 업종의 전체적인 호황이 예상되고 있다"며 "두 회사의 펄프 공동구매에 따른 원가 개선효과가 하반기에도 이어져 실적 호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