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LG전자의 세계적인 히트상품인 ‘휘센’에어컨에 이용되는 기술 등을 중국에 유출하려 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이혁 부장검사)는 첨단 나노기술 등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벤처기업 P사 전 대표이사 고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발표했다.또 LG전자 에어컨 공장 배치 도면 등을 중국에 빼돌리려 한 혐의로 중국 소재 벤처기업 I사 이사 김모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연구원 2명을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2007년 10월∼2008년 4월 P사를 퇴사하면서 나노파우더(NAP)·박막증착(ITO)·금속표면처리(OPZ) 기술 등에 관한 자료를 빼돌린 뒤 중국에 I사를 설립해 활용한 혐의 등이다.

P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KIST와 함께 수년에 걸쳐 국가연구비 200억원을 들여 이들 기술을 개발했으며 고씨 등은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 등에 자료를 담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 이 기술을 러시아에 특허 출원하는가 하면 중국 유력 우주항공업체 및 에어컨 제조업체 등에 거액을 받고 넘기려고 협의 중이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플라스마를 이용한 금속표면처리는 에어컨 실내기 내부의 물방울을 제거하는 기술로 휘센 에어컨에 적용돼 LG전자가 해당 업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는데 이를 중국 내 유력 경쟁사에 팔아넘기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술이 중국 업체에 넘어갔다면 LG 측에 약 12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유발했을 것으로 추산되며 나머지 기술 역시 현재 산업에 이용되거나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다양해 보호 가치가 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