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최대 '안정고객'

미국 전역이 80년 만의 경제위기로 두자릿수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 지역만 이례적으로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을 구가하고 있다.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및 버지니아주 인접 지역을 포함하는 대(大)워싱턴 지구로 지칭되는 수도권의 경우 붐비는 식당가가 워싱턴은 경제위기의 예외지대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싱턴 지역을 '붐타운(신흥도시)'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630만의 인구를 가진 대(大)워싱턴 지구의 경우 5월 중 실업률은 6.2%를 기록했으나 미 전역의 실업률은 25년 만의 최고인 9.4%를 나타냈다.

전국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유독 수도권의 경제가 안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역 및 주, 연방정부 기관들이 역내 전체 노동력의 4분의 1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 공공분야가 지역 경제의 중추로 위기시에 안정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수도권 개발그룹인 '대(大)워싱턴 이니셔티브(GWI)'의 판매책임자 앤지 로리는 "정부라는 우량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부는 항상 돈을 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도 주변에 위치한 민간 분야 산업도 만만치가 않다.

GWI의 간부인 매트 어스킨은 "연방정부는 우리의 토대와 같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그것은 상호보완하는 요인들의 집합체 같은 것이며 "똑똑한 사람들이 있으면 다른 똑똑한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비유했다.

수도권 거주 25세 이상 주민 절반 이상이 대학 졸업자이며 50여개의 대학 및 기타 특수교육기관들이 대워싱턴 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어스킨은 또 워싱턴 지역이 앞으로 새로운 환경기술을 앞세워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시장 회의의 한 보고서는 향후 30년간 수도권 지역에 19만개의 '녹색'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추정했다.

어스킨은 "우리는 정부의 연구와 정책결정을 위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워싱턴 지구도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건설과 소매 분야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며 '붐타운'이라는 묘사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도권은 과거 경제침체기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대로 위기를 잘 견디어 내고 있다.

어스킨은 "우리는 지난 18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해왔다"면서 지난 10년간 미국 내 다른 어느 곳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GWI의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대다수 기업경영진은 올 하반기에는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8%는 워싱턴 지역이 미국 내 다른 곳보다 돈을 벌기가 쉽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맥강을 사이로 워싱턴과 마주한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은 전직 의회 직원이었으며 휴대전화 프렌차이즈 사업으로 돈을 벌었다.

(워싱턴 dpa=연합뉴스) yj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