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우리의 해외 수출시장인 선진국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아직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정몽준 최고위원과 김성조 정책위의장, 예산결산특위 심재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예산편성과 관련해 열린 당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경제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확장적 재정은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현 경제상황과 관련, "최근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너무 빠르다고 할 정도로 1천500을 넘고 환율도 달러당 1천200원대로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돼 가고 있다"며 "외국의 전문기관들은 우리가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내년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자연 세수감소로 세입 여건이 열악한 반면, 세출은 새로운 지출수요가 늘어 예산 편성 요건이 녹록지 않다"며 "재정의 건전성도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다행이고 기쁘지만, 내면을 깊이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해결할 과제가 산더미"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장관은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상반기에는 60%가 조기 지출됐다"며 "하반기에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데 민간이 우리 재정정책의 바통을 받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내년도 세제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중산.서민층.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R&D를 비롯한 지속성장 사업 지원 ▲고소득 전문직 과세투명화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내년 예산 짜기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확장적 기조는 그대로 유지해야 하지만 세입은 점점 줄어 재정건전성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정회의에는 예결위원 뿐만 아니라 권영세 원희룡 나경원 김성식 김성태 정태근 의원 등 40명 가까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