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 대신 브라질 호주 등 이머징마켓 자원부국의 통화에 투자자금이 몰리며 통화가치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원유와 금 등 원자재 선물시장이 강세를 되찾고 있는 데다,선진국 대비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아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 자금 유입도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와 호주달러,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원자재 생산 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최근 달러화 대비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헤알화 가치의 경우 5일 헤알당 0.551달러를 기록,올 들어 28.4% 급등했다.호주달러와 랜드화 가치도 같은 기간 각각 19.6%,20.9% 오르며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11.1% 상승,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신흥국 통화가치의 급등세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선진국과의 금리 차이다.미국과 일본,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기준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에 머무는 데 반해 브라질은 연 8.75%,인도네시아는 연 6.5%에 달하는 등 신흥국 정책금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JP모건의 외환투자 전략가 다나세 준야는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등과 달리 신흥시장의 경우 이르면 올 하반기에 금리인상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탈출 기대에 따른 상품시장 강세도 통화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배경이다.19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5일 268.43로 올 들어 14%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지난 1월 40달러대 후반으로 출발했던 국제유가도 이달 들어 70달러선을 돌파하며 올 들어 약 56% 급등했다.

하지만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통화가치 급등이 현지에서 생산중인 원자재값을 끌어올려 글로벌 상품시장과 자원 수입국에 큰 부담을 줄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또 신흥국 수출기업 입장에서도 환율가치가 오르면서 수출가격이 상승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