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쌍용차 노조 거점인 도장2공장을 제외한 주변 시설물을 모두 장악해 강제진압이 임박하면서 농성장을 나오는 노조원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6일 경찰과 사측에 따르면 경찰이 쌍용차 노조 진압작전에 나서 도장2공장을 제외한 주변 시설물을 모두 장악한 5일 하루 동안 110명이 농성장을 빠져나왔다.

이로써 노사협상 결렬 당일인 2일 86명, 3일 19명, 4일 21명이 이탈하고 5일 11명이 연행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247명이 농성장을 나왔다.

4~5일 경찰의 잇따른 진압작전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노사협상 결렬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해 점거 노조원들의 내부 동요가 가속화되면서 농성장을 속속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5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점거 노조원들의 처벌 수위는 논의해 봐야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 농성을 풀고 나오면 최대한 선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도 5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장에 남아 있는 630여 명 노조원 중 상당수인 온건파가 150명 정도로 파악되는 강경파를 설득하지 못해 최근 노사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안다"며 농성 노조원들 사이에 갈등 조짐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탈 노조원이 하루 동안 110명이 나온 5일 평택경찰서 관계자도 "이탈 노조원 대부분이 '회사 파산이 염려되는 데다 공권력 투입이 임박해 상당수 노조원이 동요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도장2공장에 대한 단전과 단수, 음식물 반입 중단 조치로 노조원들은 무더위와 식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찰의 강제진압도 시간문제인 상황이어서 점거 노조원들의 불안감과 이탈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진압작전이 펼쳐진 4~5일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지역 이동전화 통화량도 급증, 농성 노조원들의 동요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경찰 1차 진압작전이 있었던 4일 평택지역 이동전화 발수신 통화량은 1일 평균 전주에 비해 10%가량 증가했고 진압작전이 격렬했던 낮 12~1시 사이에는 무려 50%가 늘었다.

경찰의 2차 진압작전이 펼쳐진 5일도 오후 5시까지 평소보다 30%가량 통화량이 증가했다.

LG텔레콤도 5일 오전 5~7시 사이 600%가량 평택지역 이동전화 통화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날 하루 발신 건수는 430여통이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정확히 원인을 알수는 없으나 진압작전이 시작되면서 경찰과 시위대, 회사원 등 평택지역의 가입자들이 안부와 소식 전달 등을 위해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5일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이 "6일까지 자진해서 나오면 최대한 선처하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바 있어 이탈 행렬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김동규 기자 gaonnuri@yna.co.kr